수상자 소개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영상/매체 음악감독 이원홍입니다. 단편영화 음악 작업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고, 지금은 영화, 극, 게임, 전시 등 매체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작업하며 저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수상 소감

1. 수상 소감
이번 레모네이션에서 수상한 소감이 어떠신가요?
당시에는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레모네이션 공모가 있을 때마다 매번 작업을 했었습니다. 이 레모네이션도 마찬가지로 지원했었는데 당선이 되어 무척 놀라고 뿌듯했었습니다. 작품 활동을 시작하기 전 습작의 기회가 없었던 저에게 레모네이션은 매번 훌륭한 연습의 장을 마련해주었던 것 같습니다.

2. 수상 음악 작업 과정
레모네이션 음악을 작업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었나요?
해당 작품이 귀여운 외계인들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그 세계관과 분위기에 대한 고민을 했었고, 작품의 전반적인 톤앤매너에 비추어 보았을 때 자칫 이질감이 느껴질 수 있다고 염려했던 ‘요리’라는 소재를 캐릭터들과 잘 융합할 방법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3. 레몬사운드와의 작업 과정
레모네이션 당선 후 최종 완성까지 레몬사운드와 함께했을 때 가장 인상깊었던 순간이 있다면 어떤 순간일까요?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작업기간이 길어졌었는데, 최종 컨펌이 끝난 후 연출 감독님께서 저의 작업 과정이 감명 깊었다는 말씀을 주셨을 때 무엇보다 기쁘고 뿌듯했었습니다.

음악 세계

1. 음악 시작 계기
아티스트님이 음악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음악을 계속 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있다면 궁금합니다.
음악이 ‘하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했던 것은 제가 고등학생 시절 8집으로 컴백했던 서태지의 8집 ‘Atomos’라는 앨범을 접했을 때입니다. 그 앨범의 음악들을 들으며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수학자가 되고 싶은 마음도 있었기 때문에 수학과에 입학했지만, 학교에 다니면서 오랜 고민 끝에 졸업할 무렵 제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이 음악 혹은 수학이 아닌 ‘판타지’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음악을 통해서 판타지 세계를 구현해낸다는 점이 너무나 매력적으로 느껴졌었습니다.
좋은 계기로 단편영화 음악 작업을 하며 기능성 음악이라는 측면에서 ‘어떻게 하면 창의적으로 기능할 수 있을까?’라는 화두를 만나면서 영상/매체음악이 한없이 자유롭고 평생 고민할 수 있는 예술 분야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음악감독이 되고자 함을 더욱 확신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 작곡 과정
음악을 작곡할 때 어디에서 영감을 받아 어떻게 작업을 시작하시나요? (그림을 그리거나 긴 산책을 하는 등)
특별한 상황이 아닌 한 작품은 ‘영감’보다 ‘연구’의 관점으로 접근하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신념이지만, 영상/매체음악은 작곡가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매체가 되는 작품의 세계관을 혹은 작품 그 자체를 음악을 수단으로 하여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3. 음악 스타일
음악을 작곡할 때 아티스트님만의 음악적 스타일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최근에서야 저에게는 빈 프로젝트를 우두커니 쳐다보고 있는 시간이 필연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앞에 놓여 있는 수많은 방법 중 필요한 길을 딱 하나 결정하는 것이 너무나 힘든 과정이지만, 그 과정을 피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반면 이런 부분 때문에 저의 작업은 항상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 같은데요, 작곡가의 관점에서 빠른 시간 내에 작품을 완성하는 것 또한 중요한 미덕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점은 제가 앞으로 극복해야 할 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동시에 합니다.

4. 좋아하는 작품
아티스트님의 작품 세계에 특히 영향을 준 예술작품 (영화, 음악, 애니메이션, 그림 등) 이나 작가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음악이 아닌 다른 것이 영감을 주는 경우가 있나요?
저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작품은 영화 ‘Avatar’와 뮤지컬 ‘Cats’가 될 것 같습니다. 영화 ‘Avatar’를 처음 보았을 때, 무엇보다 ‘판도라 행성’이라는 상상 속의 세계에 빠져서 며칠간 잠을 못 이루고 설렜던 기억이 있습니다. 뮤지컬 ‘Cats’를 처음 보았던 순간도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꼽는데, 기승전결의 틀에서 벗어나 옴니버스 형식으로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는 점과 이런 작품의 특성을 표현한 음악의 가사와 그 세계관을 표현한 음악의 색깔에 압도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순간들이 저에게 초심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같은 질문에 대해서 류이치 사카모토 선생님께서 “영화나 시각예술로부터 영감을 받고 음악으로 표현해요.”라는 답변에서도 평생 고민해야 할 점이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현재 수학과 대학원 박사과정 중에 있는데, 창작이라는 측면에서 음악 작업과 수학 연구의 구조가 많이 닮은 점이 있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음악 작업을 하다가 진척이 없거나 어려움이 닥치면, 수학 연구의 측면에서 어떤 스텝에 있는지 짐작해서 해결책을 찾을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5. 인상 깊었던 순간
지난 음악 인생을 되돌아봤을 때, 지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어떤 순간일까요?
영화음악을 하면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순간입니다. 그때 선형대수학을 공부하고 있었는데… 순간 '판타지'라는 단어가 문득 떠올랐었습니다.(공부에 집중하지 않고 있었다는 뜻이지요….) 그전까지 저의 진로에 대해 9년 정도의 시간 동안 고민했던 것 같은데… 모든 고민이 한 순간 해결된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오만한 이야기이지만, '지천명이 너무 빨리 왔는데?' 했던 것 같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앞으로 탄탄대로가 펼쳐질 것 같았지만, 그렇지 않더라고요^^

6. 음악가로서의 삶
음악가로서 살아갈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내 작품 앞에 얼마나 떳떳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할 때마다 항상 절망스러운 심정이 드는 것 같습니다. 과연 죽기 전에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라는 대답을 할 수 있는 작업이 있을까? 하는 의문을 스스로 할 때가 있습니다. 어쩌면 이것 또한 평생 가지고 가야 할 화두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7. 앞으로의 목표
음악가로서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이 부분은 ‘목적’과 ‘목표’로 나누어 답하고 싶은데요, 우선 (지금의 시점에서) 이번 생의 목적으로 삼고 있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영상/매체음악을 음악 혹은 영상/매체의 하위 장르가 아닌, 하나의 독자적인 예술 장르로서 여겨질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달리 말하면, 제가 만들어내는 작품이 ‘음악’이 아니었으면 합니다. 종종 하는 비유이지만, 바다코끼리는 바다도 아니고, 코끼리도 아니잖아요? 영상/매체음악은 대상에 기능한다는 측면에서 감상을 위한 음악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한스 짐머 선생님께서 이런 부분들을 작품을 통해 보여주시는 것 같은데, 본인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쭈어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다음으로, 위에서 기술한 저의 초심과 같이 음악을 수단으로 하여 그 세계관을 ‘창조’할 수 있는 판타지 작품을 만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마음에 품고 있는 ‘프리드리히 니체’의 사상을 작품에 담고 싶습니다. 어떤 방법이 될지는 여전히 미궁이고, 아직 니체 사상에 대해 깊이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언급하는 것이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이 세 가지 모두 스스로 ‘해냈다’라고 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화두가 늘 존재하기 때문에 언제나 고민할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함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해외에서도 작품 활동을 하는 음악감독이 되는 것입니다.

8. 동료 작곡가들에게 한마디
함께 음악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동료 음악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말해 주세요.
기회가 있다면 작품으로 만나 뵈어 작업의 과정 속에서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늘, 언제나 너무나 훌륭한 음악들을 만들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입니다.

9. 음악가님에게 레몬사운드란?
음악가님에게 레몬사운드란 어떤 존재인가요? 다섯 글자로 정의해 주세요.
최선의 선택.

Winner Introduction

Could you introduce yourself briefly?
I am Lee Wonhong, a music director for visual and media content. I started my career working on short films and now work across various types of media, including films, plays, games, and exhibitions, as I continue to find my identity.

1. How do you feel about winning?
What were your thoughts upon being selected as a winner in this Lemonation?
I applied for every Lemonation contest with the mindset of trying out new things. I did the same for this Lemonation, and I was very surprised and proud when my work was selected. For someone like me who didn’t have the chance to work on practice pieces before starting my career, Lemonation provided an excellent opportunity for learning each time.

2. Creative Process
What was the main aspect you focused on while creating your Lemonation piece?
For this project, I thought about the worldview and tone of the animation, which featured cute aliens, and how to blend the theme of "cooking" with the characters without it feeling out of place, given the overall tone and manner of the work.

3. Working with Lemon Sound
Was there a memorable moment during the working process with Lemon Sound?
It took a long time to complete the project due to many trials and errors, but I felt incredibly happy and proud when the director shared that they were deeply impressed by my creative process after the final confirmation.

Artistic Vision

1. Starting in Music
What first inspired you to start in music, and was there a moment when you knew you wanted to pursue it professionally?
The first time I thought, 'I want to make music,' was when I was in high school and encountered Seo Taiji's 8th album, <Atomos.>
Listening to that album felt like exploring an entirely new, unknown world I had never experienced before. At the time, I also wanted to become a mathematician and even enrolled in a mathematics program at university. However, as I continued studying, I realized that what I truly loved wasn’t music or math itself but 'fantasy.' I found the process of creating fantasy worlds through music incredibly captivating.

While working on my first short film, I encountered the question, "How can functional music be approached more creatively?" That’s when I came to see visual/media music as a boundlessly free and endlessly thought-provoking art form. It reinforced my decision to pursue a career as a music director.

2. Composition Process
When you compose, where do you typically find inspiration, and how do you begin the process? (For example, sketching ideas or taking long walks.)
Unless in a special occasion, I tend to approach projects from a 'research' perspective rather than being inspired. I personally believe that visual/media music is not about expressing the composer’s emotions but rather using music as a means to portray the worldview or essence of the work itself.

3. Musical Style
Do you have a distinct musical style that you identify as your own?
Recently, I’ve come to realize that for me, zoning out at an empty project file is an essential part of my process. Choosing just one path from the many possible directions is incredibly challenging, but it’s an unavoidable part of creation. On the other hand, because of this, my work tends to require long periods of time. However, I believe that completing a work in a short time is also an important virtue from a composer’s perspective, so I see this as an area I need to work on moving forward.

4. Favorite Influences
Are there any specific works of art - movies, music, animation, paintings, etc. - or creators that have particularly influenced your artistic vision? Are there any non-musical sources that inspire you?
The works that have influenced me the most are the movie <Avatar> and the musical <Cats>. When I first watched <Avatar>, I was so immersed in the imagined world of Pandora that I couldn’t sleep for days. Similarly, it was a turning point in my life when I first saw the musical <Cats>. The way it broke away from the typical narrative structure and presented an omnibus format, telling the stories of various cats, was fascinating. I was also deeply moved by how the lyrics and its overall style expressed the unique world of the musical. These moments have remained as my guiding inspirations.

Ryuichi Sakamoto once said, "I draw inspiration from movies and visual art and express them through music." That answer gave me a lifelong question to ponder. I am currently in a doctoral program in mathematics, and I often find that the structure of mathematical research shares similarities with music creation. When I face challenges in music, I sometimes refer to steps in math research to figure out a solution.

5. Unforgettable Moments
Reflecting on your musical journey, is there a particular moment that stands out as especially memorable?
There was a moment when I thought, "I should work on film music!" At the time, I was studying linear algebra, and the word 'fantasy' suddenly popped into my mind (which means I wasn’t paying attention to my studies…). I had spent nearly nine years contemplating my career path, and in that instant, it felt as though all my worries were resolved. It felt as if I had reached enlightenment far too early, though that wasn’t the case at all.

6. Challenges as a Musician
What do you find most challenging about being a musician?
Whenever I ask myself, 'How proud can I be of my work?' I often feel despair. Will I ever be able to say that I’ve done my absolute best on a project before I die? Sometimes I wonder if this is a question I’ll wrestle with for the rest of my life.

7. Future Goals
What are your goals moving forward in your music career?
I’d like to answer this question seperately in 'purpose' and 'goal.'

As of now, there are three purposes I want to achieve in lifetime.
First, I want to establish visual/media music as an independent art form, not as a subset of either music or visual/media. In other words, I hope that the works I create are not perceived as 'music.' To use a metaphor I often share, a sea elephant is neither the sea nor an elephant. Similarly, visual/media music, as a functional medium, is fundamentally different from music meant purely for listening. Personally, I think Hans Zimmer demonstrates this well through his works, and I’d love to ask him his thoughts on this.

Secondly, I hope to work on a fantasy project that allows me to 'create' a unique world through music, aligning with the sense of wonder I had when I first started.

Lastly, I wish to incorporate Friedrich Nietzsche’s philosophy into my work. I’m still exploring how to achieve this and have yet to fully grasp Nietzsche’s ideas, so I mention this with caution.

I know that I won’t be able to claim success in any of these areas. However, I’m grateful to have these lifelong questions to grapple with as I continue my journey.

My current 'goal' is to become a music director who creates works that resonate internationally.

8. Message to Fellow Composers
Is there anything you would like to share with fellow musicians on a similar journey?
I hope I’ll have the chance to meet you through a project someday and learn a lot from the process. I’m always deeply grateful for the incredible music you create.

9. What is Lemon Sound to You?
If you were to describe Lemon Sound in one sentence, what would they be?
"Best choice."